DIARY/육아일기

[육아일기]헬로 월드 - 출산 후기(2020.12.03)

aiemag 2020. 12. 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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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출산 - 아기가 태어나다(병원 입실 후기)(2020.12.03)

 

2020년 12월 3일 목요일 아기가 태어났다. 

 

9시에 병원 예약이 되어 있었다. 우리는 7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30분쯤 일어나서 부랴부랴 서둘러 씻고 짐을 챙겨 차로 향했다. 이왕이면 아침일찍으로 예약하고, 예약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것이 향후 며칠 간 머무르게 될 원하는 병실을 먼저 예약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어제는 최후의 만찬? 도 점심에 일찍 했다. 당분간 먹고 싶은 음식은 못 먹을 것 같아 부페를 갔는데 너무 맛있게 먹었다:) 아니.. 동네 맛집을 이제야..

 

 

 

 

그리고.. 짐도 미리 챙겨놨었지만 당분간 집을 떠나 있어야 하므로 정리할 일들 챙기느라.. 그리고 걱정 반, 기대 반에 결국 12시가 되어서야 잠에 든 것 같다.

 

 

 

병원에는 예약 시간보다 10분 정도 늦어 도착했고, 병원에 수술 접수를 했다. 몇 달 전부터 자연분만과 제왕절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는 제왕절개를 선택했다. 각각의 방법이 장단점이 뚜렷해서 이왕 선택한 수술을 응원하기로 했다.

 

 

 

 

 

 

먼저 수술을 시작한 듯하게 보이는 산모의 남편으로 돼 보이는 분들이 2분 정도 핸드폰을 보며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고, 나의 아내도 옷을 갈아입고 대기실로 들어갔다. 아침에 서둘러 나와 그런지, 아님 원래 긍정적인 아내라 그런지 생글생글 웃고 있어 다소 안심은 되었고, 마냥 나는 기다리기만 했다.

 

수술은 10시부터 시작한다고 했고, 와이프는 수술 사전 준비 및 마취 등을 하는 것 같았다.

기다리고 있는 사이.. 수술실 바로 옆에 신생아실이 붙어있었는데 9시 30분이 되자 신생아실 암막이 걷히더니 수많은 신생아들의 모습이 보였다. 

 

 

와... 너무 신비로웠다. 워낙에 바쁘게 살았을까.. 아니.. 원래 아기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아서였을까.. 신생아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있는 모습을 처음 봤는데 너무 조그맣고 신기했다. 

 

한동안 신생아들을 보며 부모님, 처가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고 있는 사이 벌써 10시가 되었다.

 

한.. 30분이 채 안되어 수술실 간호사분께서 나와 "축하드립니다. 10시 21분 출생, 3.06킬로 남자아기예요"라고 말해주셨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크게 실감은 나지 않았고 큰일이 잘 지나갔구나라고 생각했다. 와이프는 후속 조치를 하고 있었고 약 30분 더 지나 11시쯤 아기를 볼 수 있었다. 

 

아.. 이 아이가 내 아이라니.. 너무 조그맣고 귀여웠다. 뽀송뽀송 한 것이 잘 씻겨서 누여놨는지 예상했던 쭈글쭈글할 거라 생각했던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사진을 찍고 부모님들께 연락을 드리며 있는 사이, 와이프가 나오려면 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차에 있던 짐을 입원실로 옮기기로 했다.

 

 

 


여기서부터는 아기는 신생아실에서 열심히 세상에 대해 적응 중이고 아내의 고통 회복이 시작된다.

 

먼저 와이프가 신신당부한 요가매트를 입원 침대 밑에 깔아 두었다. 병원 침대가 좀 딱딱하다고 해서 이걸 깔아놓으면 푹신해서 등이 편안하다고 했다. 이걸 깔아놓지 못했으면 두고두고 욕을 먹을 것이라 안심이 되었다. 왜냐하면 입원 침대에 아내가 한번 누우면 하루 동안은 일어나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짐을 차에서 한번 더 가져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술실로 내려가려는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더니 아내가 수술 침대로 실려 나왔다. 다른 사람들도 다들 하는 수술이긴 했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수술이었고 다행히 잘 끝나서 병실로 들어오는 아내의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수술간호사 두 분과 같이 입원실 침상으로 옮긴 후 갑자기 바쁜 시간들이 시작되었다.

 

아내는 눈은 뜨고 있었으나 마취 기운 때문인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따뜻하게 이불을 덮어주고 나는 간호사님으로부터 미션을 하달받았다.

 

먼저 3시간 간격으로 엉덩이 밑에 패드를 갈아주어야 했다. 수술 부위를 지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응고되지 않은 피가 나와 닦아 주어야 했다. 그리고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소변줄에 연결된 소변량을 체크하여 어느 정도 양이 차서 비울 때가 되면 비운 뒤 비운량을 간호사님께 연락하여 알려드려야 했다.

 

처음 몇 번은 내가 할 틈도 없이 간호사분들이 알아서 수시로 체크하여 패드를 갈아주셨고 혈압 체크 등 기본 체크를 해주셨다.

 

 

아내의 몸에는 영양제 링거와, 무통 주사팩이 주사기로 꽂혀 있었는데, 무통 주사는 원할 때마다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었고 20분 이상 지났을 때만 투여가 가능했다. 개복 후 첫날이라 통증이 심한지 너무 불편할 때는 진통제를 투여했다. 진통제는 8시간 이상 지나야 한번 투여가 가능했다.

 

수술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아직 회복되지 않은 불안정한 상태라, 계속 옆에서 특이사항은 없는지 봐주어야만 했다. 혈전을 예방하기 위해 압박 스타킹도 신고 있었는데 이걸 끼면 피가 안 통하는 것처럼 되어 수시로 스타킹 위치를 바꿔주며 다리를 주물러 줘야 한다. 간호사 분들도 혈압 및 열을 체크해야 해서 수시로 드나드시고, 나도 3시간마다 패드 확인 및 교체, 소변량 체크 등 나름 쉴 수 없는 바쁜 하루가 되었다. 

 

산후풍을 예방하느라 병실이 많이 더워 건조하여 가습기를 가지고 왔는데 너무 작아서 가습이 제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한번 물을 가득 채우면 약 4~5시간 정도 지속됐는데 이것도 안 끊기고 주기적으로 갈아주어야 했다. 

※ 혹시 이 글을 보시는 예비 산모님들은 좀 큰 가습기를 준비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수술 후 약 8시간이 지나서야 아내는 물을 마실 수 있었고, 그때부터는 조금 안색도 돌아오고 말도 편하게 하는 것 같았다. 이후 물을 많이 마셔 소변을 많이 배출해야 하는데 차가운 물은 금물, 약간 미지근한 정도로 물을 주기적으로 정수기에 받아서 주었다. 

 

새벽에도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패드 갈기, 소변량 체크, 가습기 물갈기 등을 해야 했기에 쉽게 잠을 잘 수 없는 긴 밤이었다. 

 

그리고.. 다행히 아내는 밤늦게 가스가 나왔다:) 그러면 다음날 부터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하다.

 

 


이젠 다시 아기 이야기

아내는 병상에서 꼼짝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중간에 저녁 식사 후 나 홀로 아기를 보러 신생아실로 갔다. 조그맣게 이쁜 것이 아직까진 분유 먹고 잠만 자고 있다.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어 양가 부모님께 보여드리니 너무 좋아하셨다. 아내도 병실에 누워서 사진으로만 봤지만 너무 좋아했다.

 

실제로 아내는 수술 중 아기가 나와서 제일 먼저 보았으나 아쉽게도 정신이 혼미해 제대로 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이후 주차비 문제로 차를 근처 집으로 주차해놓고 몇 가지 병실에서 쓸 물건을 챙겨 다시 병원으로 왔다. 이 날 새벽에도 몇 번씩 중간에 잠을 깨어, 와이프도 나도 피곤한 밤을 지새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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