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트레이닝 - 남편의 마지막 밤(2020.12.07 ~ 12.11)
산후 조리원에 입소한지 벌써 5일째가 되었다.
아내가 출산한지, 아기가 새로운 삶을 얻은 지 벌써 9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잠깐 아내가 눈을 부치고 있는 지금 이 글을 시작하고 있다. 10시 30분에 깨워달라고 해서 그때까지 글을 쓸 생각이다^^
여기 있으면서 와이프의 패턴을 보면 생각보다 여유가 없다.
8시 아침 식사가 나오는데 그전 6시쯤 수유를 하러 간다. 그리고 잠깐 와서 눈 부치고 바로 아침을 먹으면 한 8시 40분쯤 된다.
이후 가슴 마사지를 받으러 갈때도 있고 교육이 있을 때는 8시 30분에 교육을 받으러 갈 때도 있다. 보통 오전에 모유 유축도 한번 한다.
오늘은 오전에 10시 30분에 신생아 모유수유 교실을 다녀왔다. (나는 그 사이 로비에 앉아 노트북도 하고 음악 감상도 하고, 그동안 밀린 회사 메신저 및 메일도 조금 봤다..)
이후 시간이 좀 지나고 바로 점심시간 12시이다. 밥을 미뤄서 먹기가 좀 그런게.. 이후 3시에 간식이 나오고 5시에 저녁이 나온다. 8시 30분에 야식이 또 나오고, 그래서 한번 밀리면 다음 끼니가 다 밀려 버리기 때문에 웬만하면 식사시간을 엄수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밥만 잘 챙겨 먹는 것도 바쁘다.
어쨌든.. 12시에 점심 먹고 1시쯤 또 유축하고 시간이 좀 지나면 2시 30분쯤 아기가 잠을 깨서 수유를 하게 된다.
한 둘째날까진 수유실에서 수유를 했는데, 수요일부터는 방에 데리고 와서 했다. 무조건 데리고 와야 하는 건 아니고 여사님들께 부탁드려도 되지만, 되도록 아기랑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어 우리는 데리고 왔다.
점심 먹고 가뜩이나 식곤증이 밀려오는데, 아내는 모유 유축까지 한 상태라 몹시 피곤하지만 아기를 보고 있으면 또 집중하게 된다.^^ 신생아는 참 귀엽다.
가끔 외래 진료가 필요할 때는 코로나 때문에 1시 30분에 로비에 모여서 조리원 차로 다 같이 갔다 와야 한다.
그렇게 아기를 돌보고 수유실로 다시 데려다 주면 4시쯤 되고, 잠시 쉬거나 할 일을 좀 하다 보면 금방 저녁 식사시간 5시가 된다.
열심히 저녁을 먹으면 5시 4~50분쯤 되는데 6시부터 8시까지는 '모자동실' 이라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아기를 우리 방으로 데려와 우리가 케어해주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수유실 청소를 하기 때문에 무조건 데려와야 한다. 물론 부탁드리면 여사님들께서 케어해주시겠지만 웬만하면 다른 분들도 아기를 다 데려간다.
모자동실 시간이 2시간이나 되는데 아기를 보고 있으면 생각보다 시간이 그냥 간다. 수유하거나 안아서 재우면서 부모님들께 영상 통화도 드리고 하면 정말 시간이 금방이다. 내가 있는 마지막 밤쯤 되니 이젠 요령이 좀 생겨서 아기를 재우고 우리도 누워서 좀 쉬곤 했다.ㅎㅎ
여전히 아기는 너무 이쁘고 귀엽다.
여전히 아기는 너무 이쁘고 귀엽다.
이후 아기를 수유실로 데려다 주면 8시가 조금 넘는데, 아내는 다시 유축을 해야 한다. 유축을 만약 안 하면 젖몸살이 오기 때문에 안 할 수도 없다.
그리고 8시 30분쯤 야식이 오고, 먹고 볼일 보고 좀 쉬다 보면 10시 금방이다.
이후 씻고 담소를 나누고 11시쯤 되면 아내는 다시 유축을 하고 수유실로 젖병을 가져다 준 뒤 12시쯤 우리는 잠이 든다.
여기까지 열거한 내용들을 보면 알겠지만.. 산모는 생각보다 여유가 없다.
거기다 오늘은 출산 이후 처리 해야할 일도 중간중간에 해야 해서 더 빠듯한 것 같기도 하다.
산모는 출산 이후 최대한 회복에 집중해야 하는데 아기도 수유하고 케어해야 하고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편인 내가 그동안 조리원에서 잘 해줬는지 좀 돌아보니.. 엄청 열심히 케어를 한 것인가 좀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다.. 나도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다시 회사 업무와 함께 일상으로 복귀할 생각을 하니 스트레스가.. ㅎㅎ
나 없이 일주일을 혼자서 회복에, 아기 케어에 힘써야 하는 아내가 걱정도 되고 그런 마음이지만 묵묵히 잘 해낼 거라 믿는다.
PS) 남편인 나는 병원에서 조리원 3일차까진 좀 열심히 옆에서 케어를 했던 것 같은데 어제부터는 아내가 좀 회복된 것 같아 보여서인지, 조리원이 좀 답답해서 인지 풀어진 감도 있는 것 같다.
오늘 오후, 로비에서 산후조리 책을 보고 느낀 건데, 절대 아내를 위한 케어에 긴장을 풀면 안 되는 것 같다 ㅠ
산후풍을 비롯해서, 몸이 예전으로 돌아가는걸 잘못하면 그 여파가 평생 간다고 한다..
남편은 무조건 아내를 잘 케어해주고, 아내는 남편뿐 아니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면 무조건 받도록 했으면.. 산후조리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것인지 항상 인지 해야겠다.
TMI) 대부분 남편들보고 조리원에 있을 때 마지막으로 즐기라고 하던데 여기 와서 틈틈이 블로그도 하고 책도 잠깐씩 보고, 저녁에 전화영어도 하다 보니 여유 있게 이제 뭐하나?라는 생각은 전혀 안 들었던 것 같다.
내일 저녁에 집에가면 어떨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즐길 수 있을만한 시간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음 주 주말에 퇴소할 아내와 아기를 위해 조명도 손봐야 하고, CCTV 설치 및 집 정리도 좀 해야 되고^^ 육아 공부도.. 시험공부는.. 좀 내려놓을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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